출발지에서의 두려움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공간과 플랫폼의 스타일을 바꿔 처음 인사드립니다. 기차 안에서 뉴스레터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번 주는 이틀 연속으로 기차를 탈 일이 생겼어요. 이번주의 목적지는 전남 순천과, 서울 강남 수서입니다. 고정적인 약속은 아니고, 한 해 있을까말까 한 약속이에요.
저는 결혼이주자입니다. 10년간 서울에서 학교와 직장으로 자취한 후, 지방으로 이주한 지 7년 차가 됩니다. 그로인해 기차를 타는 일은 매우 익숙하지만, 앞서 언급한 행선지 중 순천은 제 인생에 손에 꼽는 행선지이기에 출발지에서의 마음가짐은 달라집니다. 기차를 타지 못할까에 대한 두려움, 약속한 이와 제때 만나지 못할 막연한 긴장감까지.. 5년 전에 약속한 만남이었거든요.
평생 자주 가보지 못한 출발지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처럼, 유료 뉴스레터를 처음 시작하는 지금의 마음도 같습니다. 이미 시작한 일은 기존 패턴대로 이어오면 되지만,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기록을 남는 일은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새롭게 펴쳐질 이야기에 유료 구독자분들이 좋아하실지, 혹은 아쉬운 목소리를 내시지 않을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창작자로 걱정이 큽니다. 그나마 글을 쓸 때는 마음이 가장 평온해집니다. 글을 쓰는 것에 집중하면 되니깐요. 마침 처음 가는 행선지에 미리 예매한 좌석을 타자마자 마음이 놓인 것처럼 말이죠. 이제 내 손을 떠나 기차에 몸을 싣고 목적지에 도착할 시간만 기다리면 될 테죠.
그 도착지에 다다르면, 새로운 세계에 진입한 만큼 경험치는 훨씬 커집니다. 가보지 않은 미지와 가본 추억의 공간은 삶의 기억 속에서도 확연히 다른 공간입니다. 가봤기에 누구보다더 더 그곳에 대한 앎으로 할 말이 많아지고, 타인이 경험한 그 공간에 대한 폭이 넓어집니다. 책으로 미리 접한 그 공간의 앎과는 차원이 다르죠.
앞서 14호까지 발행한 무료뉴스레터는 책을 통한 간접적 체험과 제가 바라본 일상, 평생의 회고에 대한 이야기라면 3S 뉴스레터에서는 제가 경험한 앎에 대한 이야기들로 물들이고 싶습니다.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요즘 세상에는 굳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 간접 경험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공간을 드나드며 사람을 만나오고 있지만요.
그럼에도 온라인에서의 만남보다 더 친밀하게 느껴지는 건, 우리가 누군가를 '만났다', '봤다'라는 동사를 쓸 수 있는 건 직접 만나봐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 가능한 경험치를 구독자분들께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글쓰기와 몸으로 부딪히는 경험도 많이 해보겠습니다.
콘텐츠를 지속하려면, 그 콘텐츠에 대한 값을 스스로 따져 가야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10년간 비용을 받고 써온 제 기고글에 대한 값어치를 스스로 저평가를 해온 거 같습니다. 님이 구독해주셔서 제 글에 대한 값어치를 새삼 깨닫습니다. 이번호의 레터를 구독하시게 된 사유를 여쭈어봤는데, 애정 어린 응원이 지속할 힘을 낼 수 있도록 든든한 손길이 되어줍니다.
"소네님이 글은 힘이 있어요, 꾸준한 힘 진득한 힘 응원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소네님의 감성으로 알고싶어서요", "소네님의 인사이트를 더 보고싶어서", "소네님의 팬이에요", "소네님의 안목 함께하고 배우고 싶어요" 등 해주신 말처럼 더 열심히 쓰고, 더 오래 쓰겠습니다. 님이 언급해주신 말씀으로 유료뉴스레터를 시작하는 두려움은 이제 내려놓았습니다. 많은 격려와 조언도 덧붙여주세요.
*이 레터에서 시작하는 두 개 코너에 대해서도 설명해드려요. [0000 000] 는 2주간 직접 체험한 경험을 기반한 일상 에세이며, [000 000]는 2주간 소네가 보고 먹고 듣는 등 오감을 통한 체험 콘텐츠를 추천,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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